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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엑스에 이런 분위기도 있었다니
리락쿠마와 스미코구라시를 연달아 조사하면서 산엑스라는 회사가 꽤 폭넓은 캐릭터를 갖고 있다는 걸 알게 됐는데, 이번에 발견한 브랜드는 그중에서도 확실히 결이 달랐어요. 바로 센티멘탈 서커스예요. 귀엽긴 한데 어딘가 쓸쓸하고 묘하게 어두운 분위기가 감도는, 산엑스 캐릭터 중에서도 가장 독특한 브랜드였어요. 캐릭터 조사를 한참 하다 보면 비슷한 귀여움에 무뎌질 때가 있는데, 이 브랜드는 첫인상부터 확 달라서 바로 눈길이 갔어요.

버려진 인형들이 밤마다 여는 서커스
설정부터가 남달랐어요. 방 구석이나 쓰레기장에서 잊혀진 인형들이 밤마다 몰래 빠져나와 비밀 서커스단을 꾸려 이 마을 저 마을 떠돈다는 이야기예요. 2010년 9월에 처음 선보인 캐릭터 라인인데, 버려졌다는 설정을 이렇게까지 정면으로 내세운 브랜드는 처음 봤어요. 스미코구라시가 '남겨진 것들'을 다뤘다면, 이쪽은 아예 '버려진 것들'의 이야기인 셈이에요. 두 브랜드가 같은 회사에서 나왔고 시기도 2년밖에 차이 나지 않는다는 걸 생각하면, 산엑스가 이 시기에 소외된 존재라는 주제에 꽤 깊이 몰두했던 게 아닐까 싶었어요.
"버려진 인형들이 밤에 서커스를 한다니, 발상이 대단한데?"
고스풍 분위기가 감도는 색감
비주얼도 확실히 차별화돼 있어요. 다른 마스코트 캐릭터들처럼 작고 아기자기하긴 한데, 전체적으로 살짝 고스풍 분위기가 흐른다고 해요. 진하지 않은 미색과 검은색 조합이 관련 상품에 주로 쓰인다고 하는데, 알록달록한 산리오 캐릭터들이나 파스텔톤 리락쿠마와 나란히 놓으면 완전히 다른 세계처럼 보일 것 같았어요.
| 항목 | 내용 |
|---|---|
| 첫 등장 | 2010년 9월 |
| 설정 | 버려진 인형들의 밤의 비밀 서커스단 |
| 색감 | 연한 미색과 검은색 조합, 고스풍 |
자기 몸을 직접 수선한 단장
주인공 격인 캐릭터는 샷포라는 토끼 봉제인형이에요. 프랑스어로 모자를 뜻하는 이름인데, 너덜너덜했던 자기 몸을 마술로 화려하게 리메이크해서 서커스단의 단장이 됐다는 설정이에요. 버려진 자신을 스스로 고쳐서 무대에 올린 캐릭터라니, 이 브랜드의 정서를 한 문장으로 요약하는 존재 같았어요. 쓰고 있는 모자 안에는 바늘과 실 같은 도구가 들어 있을 것 같다는 설명까지 붙어 있더라고요.
친구를 위해 꼬리를 떼어준 이야기
가장 마음에 남은 건 샷포와 단짝 무톤의 이야기였어요. 코끼리 인형인 무톤이 사고로 꼬리를 잃었는데, 친구들이 아무리 찾아도 찾지 못하자 샷포가 자기 꼬리를 떼어내 붙여줬다고 해요. 그래서 무톤의 꼬리는 토끼 꼬리이고, 샷포 자리에는 X자 표시만 남아 있다는 거예요. 귀여운 인형 캐릭터 설정치고는 꽤 묵직한 서사라 한참을 들여다봤어요. 버려진 처지끼리 서로의 결핍을 채워준다는 이야기가, 굿즈용 캐릭터 설정이라기엔 생각보다 깊이가 있어서 놀랐어요.

귀여움에도 여러 얼굴이 있다
산리오 캐릭터들부터 리락쿠마, 스미코구라시를 거쳐 여기까지 오다 보니, 캐릭터 브랜드가 다루는 감정의 폭이 생각보다 훨씬 넓다는 걸 느껴요. 밝고 사랑스러운 쪽만 있는 게 아니라, 이렇게 쓸쓸함과 상실을 정면으로 다루는 브랜드도 있는 거죠. 산엑스가 리락쿠마의 느긋함과 이 어두운 서커스를 동시에 만들어냈다는 게, 이 회사의 진짜 저력처럼 느껴졌어요. 처음엔 그냥 귀여운 캐릭터가 좋아서 시작한 조사였는데, 이제는 각 브랜드가 어떤 감정을 겨냥하고 만들어졌는지를 들여다보는 게 더 재밌어졌어요.
자주묻는 질문
센티멘탈 서커스는 어떤 브랜드인가요?
2010년 산엑스에서 선보인 캐릭터 라인으로, 버려진 인형들의 밤 서커스를 다뤄요.
왜 분위기가 어두운가요?
버려진 인형이라는 설정에 맞춰 미색과 검은색 위주의 고스풍 색감을 쓰기 때문이에요.
리락쿠마와 같은 회사인가요?
네, 리락쿠마·스미코구라시와 마찬가지로 산엑스에서 만든 브랜드예요.